“끊어지지 않는 신뢰를 만듭니다”
와이어로프·합성섬유로프 전문생산… 강종개발 기술제휴 강화하길
2010년 08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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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푸른 신록 위를 건너는 케이블카의 현수선,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현수교인 광안대교의 케이블재,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를 든든히 잡아주는 끈…. 여러 가닥의 강철철사를 합쳐 꼬아 만든 와이어로프는 우리 생활 속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철강제품 중 하나다.
오늘 만나볼 DSR제강은 이러한 와이어로프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업체다. 1965년 대성제강공업이라는 이름으로 산업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DSR제강은 1971년 와이어로프를 제조하는 삼화제강을 설립했으며, 1981년 천기제강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와이어로프 및 합성섬유로프 제조 전문회사의 면모를 갖췄다. 1996년 스테인리스 공장을 준공해 초우량 기업으로서의 발판을 닦았고, 2000년 DSR제강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세계 곳곳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DSR제강은 이후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품질관리를 통해 2007년 ‘5천만 불 수출탑’ 수상, 2009년 ‘7천만 불 수출탑’ 수상 등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갖춰가고 있다. 2005년 취임 이후 지식경영을 도입하고 고객가치 창조 비전을 선포하는 등 DSR제강이 국내외 선재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도록 이끌고 있는 홍하종 사장(사진)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실>
▶DSR제강 순천1공장
포스코와의 인연
1971년 설립된 삼화제강 시절부터 포스코와 인연이 시작되어 지금은 연간 3만 5000톤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로부터 지속적으로 구매량을 늘려왔고 그 인연을 통해 지금의 DSR제강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친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 포스코와의 상생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우뚝 서고 싶습니다.
DSR제강의 강점
타워크레인 로프 분야에서 확실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수에즈운하 터미널이 2005년 납품 등록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와이어로프 내구성 테스트에서 6개 회사 중 마지막까지 남은 2개에 포함됐습니다. 중국의 주요 컨테이너 터미널도 품질을 인정했습니다.
참고로 중국 터미널의 인증을 받은 업체는 전 세계에서 5개에 불과합니다. 상하이와 선전·칭다오 등 주요 항구에서 주로 우리 제품을 쓰고 있으며 터미널협회의 평가에서 2003년과 2004년 1위를 차지했습니다.경강선 및 스테인리스 와이어는 북미 지역에서 수입품 품질 1위를 기록하고 있고, OT와이어·IT와이어의 생산을 통해 고급강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급강 시장 진출을 통해 DSR제강은 로프 및 선재 제품을 대부분 생산해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DSR제강의 문화를 소개한다면
저희 기업문화는 고객중심, 팀워크 중시, 공정한 평가 및 합리적 보상, 혁신 및 신사고 중시로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4가지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DSR제강을 구성하고 있으며, 모든 임직원은 기업 문화를 가꾸고 발전시키고자 솔선수범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겪었던 위기와 극복 과정
▶와이어로프
와이어로프와 섬유로프는 ‘보수적’인 상품이어서 가격이 조금 싸다고 납품업체를 쉽게 바꾸진 않습니다. 무거운 물체의 이동이나 지지 등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보니 안전이 가장 최우선시되기 때문입니다.DSR제강은 그동안 차근차근 기술력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보수성이었습니다.
잘 만들었다고 잘 팔리는 제품이 아니어서 미국과 유럽 제품을 주로 사용하던 국내 조선소와 해운사를 찾아가 설명도 하고, 갖가지 시연도 해봤습니다. 그러나 제품 알리기가 만만치 않았고 고가의 기존 시장을 뚫기도 쉽지 않았습니다.그렇지만 기회는 바람을 타고 왔습니다.
▶수퍼맥스로프
2003년 태풍 ‘매미’가 거제도 조선소를 강타했을 때 대우조선해양에서 액화천연가스(LNG)선 1척이 좌초하고 3척이 표류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한반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된 ‘매미’가 남해안을 뒤흔들었지만 몇 척의 배는 안전했습니다. DSR의 수퍼맥스로 묶어둔 배였습니다. 제품에 대한 신뢰를 확보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CEO 취임 시 다짐한 것
“세계시장에서 1등이 되어야 한다”입니다. 세계시장에서 1등이 되어야만 회사 규모를 키우고 전 임직원에게 합리적인 보상과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러나 세계 1위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조직원들 사이에 공감대 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직원 한두 명의 수준만 높아져서는 발전이 없기 때문에 매달 초 월례 조회에서 회사 전략 등을 설명하면서 비전을 공유하고 전략을 투명하게 공개해 전 임직원의 전체적인 수준을 높이려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업 경영 시 가장 중요한 가치는
기업 경영에 있어 모든 재원, 즉 기술과 사람 그리고 지식과 실행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때 최고의 성과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톱니바퀴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아 위기가 닥칠 때 그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즉 모든 기술의 중심은 사람에게 향해 있어야 하고 기업의 목적은 인류를 풍요롭게 하는 기술을 통해 이윤이라는 결과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류를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유연하고 건강한 사고를 지닌 인재가 기업의 핵심이 되어야 하고, 사람을 키우는 것이 산업을 키우고 국가를 키우며 나아가 세계 인류의 풍요를 가져다주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비전과 성장 전략
중장기 경영목표로 2015년 1조 원 목표를 2005년에 선포했고, 2009년에는 ‘고객 존중의 마음으로 고객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이라는 신비전을 선포했습니다. 이러한 목표와 비전 선포는 고객으로부터 얻어지는 모든 정보를 제품과 기술에 반영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만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며 영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DSR제강은 끊임없는 신기술 및 품질 향상을 통해 고객의 가치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급 스프링강인 OT와이어와 IT와이어의 생산, 심해유전개발에 필요한 극태물 로프, 해양용 로프의 개발을 통해 미국이나 유럽 제품이 석권하던 고가제품 시장을 공략함으로써 DSR의 매출액 1조 원 시대를 여는 새로운 동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기존 와이어로프의 내구성을 높여 고가 제품으로 전환하는 것도 또 다른 목표입니다.
특히 컨테이너 터미널에 쓰이는 로프는 이러한 전략이 효과적으로 먹혀들 수 있는 분야입니다. 내구성을 높인 제품의 가격이 30% 정도 비싸지만, 로프를 교체하느라 크레인을 하루 세우는 것보다는 비싸더라도 좀 더 오래가는 제품을 쓰는 게 고객 입장에서도 더 낫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비싸도 고객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으려 합니다.
포스코가 고객사와 함께 성장하려면
DSR제강이 투자 중인 전남 여수 율촌 3공장은 고강도 와이어 및 로프를 생산할 예정인데, 우리와 포스코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원료공급업체인 포스코가 일반강의 공급 확대뿐 아니라 고급강 품질 향상을 통해 일본·유럽 밀 대비 품질 및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품질 개발 및 향상을 통해 DSR제강의 품질 역시 함께 개선될 수 있을 것이고, 새로운 강종 개발 시 자사와 기술제휴해 개발하고 테스트를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서로에게 꼭 필요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해 무한경쟁시대에 윈윈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포스코에 바라는 점
포항제철소 4선재공장이 빨리 준공돼 국내 와이어 로드 공급량이 증대되고 고급강 역시 공급량이 증가해 우리가 요청하는 양만큼 공급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문주 lizkim@posco.com<자료=DSR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