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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세로 돌아설 때는 비용보다 수입을 관리하라

skinternet 2012. 9. 4. 20:52

기업이 잘나갈 때는 눈 앞에 더 크게 성장할 기회가 많이 찾아오며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욕심을 부리게 된다. 신제품, 신시장 개척, 새로운 고객층 확보 등은 모두 기업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지만 한꺼번에 여러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면 역효과가 날 뿐이다. 이미 상당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도 이런 기회가 한꺼번에 나타나면 군침을 흘린다. 여유 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한 번 크게 투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자기 욕심을 합리화 한다.

인텔의 전 CEO였던 앤디 그로브는 이 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인텔의 대표 상품인 마이크로프로세서 덕분에 여유 자금은 충분했다. 그런데도 그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관련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라는 유혹에 굴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에 불과하다. 우리는 원래의 사업(마이크로프로세서)에만 집중해야 한다.” 사실 인텔을 세계 최고로 올려놓은 것은 마이크로프로세서였다.

그런데 위기에 봉착한 기업, 주가가 하락하는 기업은 이와 반대되는 행보를 선택한다. 이론적으로는 이런 현상을 ‘위협 경직(threat-rigidity)효과’라고 부른다. 거두절미하고 단 한 가지 핵심 사업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그들은 지금까지 해온 노력을 계속 갈고 닦으며 자신의 최대 강점 하나만 파고든다. 또한 위기에 봉착하면 비용 손실을 줄이는 데 주력한다.

물론 비용 손실을 줄이는 것 자체가 나쁘지 않다(기업 운영이 잘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런 기업들이 한 가지 간과하는 점이 있다. 기업이라면 비용뿐 아니라 수입에도 신경 써야 한다. 더욱이 어려운 시기에는 기업이 잘 되는 시기와 수익 구성이 전혀 달라야 한다. 일이 잘될 때는 여러 사업에 손을 대는 경향이 있는 반면 어려울 때는 한 가지 사업에만 주력하는 것이 보편적이나 사실 후자의 경우에 오히려 수입원을 다양하게 늘려야 한다.

왜 경영이 어려울 때 수입원을 다양하게 늘려야 할까? 무엇보다 하나의 수입원으로는 기업 전체를 지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소규모 수입원을 한데 끌어모아야 기업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 않을 수 있다. 단 하나의 주요 사업이 망하지 않기를 오매불망 기원하는 것보다는 추가 수익을 만들 가능성을 계속 찾아내서 발전시켜야 한다. 회사 사정이 어려울 때는 어떤 추가 수입도 충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반대로 회사가 잘 풀릴 떄에는 추가 수익을 올릴 기회가 아무리 많아도 눈길이 가지 않는다. 성공적인 아이템을 관리하는 것 만으로도 숨이 벅차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시기에는 기업을 더 키울 것이 아니라 생존 자체에 신경을 쏟아야 한다.

수입원을 다양화하여 의존성이 줄어듦에 따라 위험도 낮아진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수입원 하나하나가 바닥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딱 하나의 수입원에 매달리거나 두세 가지 수입원만 바라보는 것은 몹시 위험하다.

그런데 추가 수입원을 물색하는 비용이 더 들지 않을까? 물론 세상에 공짜로 되는 일은 하나도 없으나, 겁을 낼 만큼 큰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모름지기 사업은 큰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대상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주요 신상품이나 손이 큰 고객만 바라보는 것도 합당하지 않다. 그보다는 소규모의 수입원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 후자의 경우는 발을 들여놓는 데 어려움이 크지 않고, 어느 정도 사전 지식을 보유한 경우도 흔하다. 예전 같으면 투자할 가치가 없다며 눈길도 주지 않았을 분야라도 말이다.

이렇게 소규모 수입원을 다수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면 경기가 어려워져도 걱정할 이유가 없다. 경기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기 마련이다. 미리 다양한 수입원을 확보해 두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엿볼 수 있고 경기가 회복될 때 기업 경제도 빨리 되살릴 수 있다. 각각의 수입원을 떼어놓고 보면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급변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예전 어느 때보다도 수입원을 다양하게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어느 것이 효자 노릇을 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그중 몇몇은 분명히 회사를 스타 기업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 프릭 버뮬렌 저 “비즈니스의 거짓말”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