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신 JCE대표, 게임산업 편견 깨고 세계 중심 다시 우뚝
한류게임 ‘프리스타일’
4년만에 매출 1500억, 지구촌 회원 6000만명
인재중심 경영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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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을 4년만에 누적 매출 1500억원, 전세계 회원 6000만명을 거느린 게임한류의 대명사로 만들어 놓은 주인공이 있다. 길거리 농구에 심취할 나이도, 튼실한 근육을 갖춘 농구 마니아도 아닌 이 화제의 인물은 성장한 두 딸을 둔 어머니다. 게임과 인연을 맺은지 어언 15년차, 김양신 제이씨엔터테인먼트(JCE) 대표를 만나봤다.
김 대표는 경기도 분당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자마자 “과거만큼 대작 게임이 없으니 요즘 한국 온라인 게임산업을 두고 위기라고 지적하지만 더 큰 문제는 부정적인 인식”이라고 운을 뗐다. “더이상 게임을 떠올릴 때면 중독이라는 단어가 먼저 생각나서는 안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게임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부정적인 시선을 가져다줬고, 결국 ‘온라인 게임=해로운 여가 활동’이란 도식을 도출했다는 분석이다. 근래 업계 전반에 걸쳐 루머와 억측이 악순환 되는 모습을 경계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차적인 원인 제공자는 게임업계이지만, 최근 수년간 호황을 누려왔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지난해부터 갑작스럽게 무너진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법 했다. 그러나 그는 “반대로 이만큼 좋은 기회는 없다고 본다”며 다시 말을 꺼냈다. 동시접속자수(동접)가 1만명만 넘어도 본전은 건졌다며 안도할 정도가 됐지만 오히려 이는 재도약을 위한 하나의 단계에 불과하다는 해석이다.
오히려 과도한 위기감은 개발 의욕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양산한다는 점에서 경계 대상 1호라고 김 대표는 주장한다. 그는 “10여년 동안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덕분에 이제야 게임개발이 무엇인지 알게 됐지만 분위기가 싸늘해지니 (개발진들이) 의욕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용기를 북돋울지언정 사기만 저하시키는 분위기를 꼬집은 셈이다. 그는 “대형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시행착오를 업계 스스로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중소 개발사들은 더욱 심각한 자금난을 겪게 된다”며 “인재들이 일자리와 설자리를 잃게 되면 한국 온라인 게임 역사는 사라질 뿐”이라고 설명했다.김 대표는 또 “외산 게임은 국산 온라인 게임보다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닌텐도를 즐기면 트렌드를 아는 것이고 온라인게임을 이야기하면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세태를 일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랫폼을 넘나들며 게임산업이 함께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데, 편견이 조장하는 부정적인 시선을 지양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는 외산 게임에 대한 폐쇄적인 접근은 시대의 변화에 맞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시장을 키워가는데 외산 온라인 게임이라도 국내 개발진들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다면 수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생각에서일까? 최근 EA가 선보인 농구게임 ‘NBA온라인’ 역시 JCE로서는 제대로 된 경쟁 대상이라는 반응이다. 그는 “중국에서 한판 붙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먼저 대결하게 돼 아쉽다”는 입장을 전했다.
요즘 JCE는 내달 상장을 준비하면서 인재 끌어안기가 한창이다. 업계에 구조조정 광풍이 불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그는 “‘정통’ 게임개발사답게 한국 온라인 게임의 ‘전통’을 만천하에 선보이려면 인재가 중심에 서야 한다”고 지론을 밝혔다.
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 김양신 대표는?
-1977년 연세대 물리학과 졸업
-1979 ∼ 1981 한국전자계산
프로그래머
-1981∼ 1983 Shell Pacific
Enterprise 정보관리책임자
-1991 ∼ 1992 우영시스템 개
발부 부장
-1992 ∼ 1994 청컴퓨터 그래
픽스학원 대표
-1994 ∼ 현재 JCE 대표
세계일보 스포츠월드 [CEO와 함께 나눈 30분]
2008.05.19 (월) 13:07